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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 [배변훈련] 32개월 모르쇠 아들의 반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궈니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3-02 11:44 조회3,357회 댓글7건

본문

요상한 일이 생겼어요.

 지금으로부터 약 한달 전, 뒤늦게 배변훈련을 시작해야겠다 마음먹은 그 즈음,
 속삭임에 글을 올렸었는데요.

 그 이후 한달 동안 저는 여러번 배변훈련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계속 했었어요.

 무엇보다 궈니는 쉬야의 느낌을 잘 모르는 것 같았거든요.
 "쉬 마렵다고 말해"라거나, "쉬 할 것 같니?"라고 묻는게 스트레스일까봐
 한동안은 그냥 두었는데 그랬더니 하루종일 바지에 싸더라구요.

 타이밍도 맞추기가 힘들었는데, 간격이 너무 들쑥날쑥...
 기저귀를 벗겨놓으니 그것자체가 스트레스인지 너무 자주 싸기도 했구요.

 암튼 우여곡절 많은 배변훈련 중인데 최근에 반전도 있었습니다.
 그간의 일정을 정리해볼게요.
 

 # 배변훈련의 시작

 궈니가 32개월을 앞두고 있던 그때, 외출만 하면 끙아를 했고
 공공장소의 좁은 화장실에서 팬티형 기저귀를 갈아입히는 일은(겨울이라 옷도 많고)
 너무나 진빠지고 힘든 일이라 도저히 이대로 둬서는 안되겠다 싶었어요.

 기저귀에 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서 쉬를 해도 했다는 표현을 않고,
 끙아를 할때도 기미가 보이는데도 말없이 기저귀에 하는게...
 아무래도 배변훈련의 시기를 너무 놓친 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요즘 섬세한 감정표현까지 정확하게 하는 궈니의 표현력을 미루어보면
 배변훈련은 엄마가 너무 미뤄뒀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속삭임에 글 올리고 무지 힘들거란 각오하고(저도, 궈니도 예민하여)
 그 즉시로 집에 있을 동안은 기저귀를 벗겨놓았어요.  

 
 # 간격없이 폭풍쉬야, 하고나서 모르쇠

 와...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놀때는 누구보다 씩씩하지만, 자기세계가 강하고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아이는 배변훈련 자체를 거부하데요.

 이럴까봐 그동안 시작도 안했던 건데, 아니나 다를까...

 팬티도 거부, 변기도 거부, 타이밍 봐서 변기에 앉자고 하면
 줄행랑을 치고 도망다니다 바닥에 싸놓고 손으로 찰박이며 놀기까지...

 아... 흑... 내 혈압...

 암튼 기저귀를 벗기는 것 자체가 아이한테는 커다란 압박임이 분명해보였어요.

 
 # 다시 기저귀로 귀환,  보상 + 타이밍 공격

 너무 힘들땐 저도 지쳐서 다시 기저귀를 채워주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시간을 보며 타이밍을 맞춰서 변기에 앉혀보기도 하고.

 다양한 시도 속에 변기거부가 심할 땐 그동안 하지 않았던 보상요법도 써봤어요.

 특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변기에 앉는 건, 앉기만 하면 성공률이 100%인만큼
 "앉으면 비타민 줄게"라는 말로 꼬셨습니다.

 두돌까지는 잘되지 않았던 제한과 협상이 요즘은 조금 통하네요.
 
 예를 들면, 비타민은 하루에 한 번만 주는 거라는 제한. 예전에는 제한은 무시하고
 하루종일 비타민 달라고 떼를 썼는데 지금은 알아듣고 더 조르지 않네요.  
 
 대신 그만큼 능구렁이가 돼서 일어나자 마자 변기에 앉는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제가 "비타민 줄게"라는 말을 할때까지 실실 웃으면서 기다리기도 하구요.

 
 # 쉬야하고 싶은 신호가 하나씩 생기다

 그동안 배변훈련이 힘들었던 첫번째 이유 중 하나가,
 궈니는 도무지 쉬야하고 싶은 신호를 보내지도 않고
 표현을 하지도 않는다는 거였어요.

 그나마 발전한 단계가 바지에 싸고나서 쉬 할 거 같애라고 말하는거였거든요.

 다른분들 후기를 보면, 다리를 꼰다거나 고추를 잡는다거나 등등의
 조짐이 있다는데 이 아이는 그게 없었던 거죠.

 그래서 배변훈련을 중단할까 말까.. 갈등이 되기도 했는데
 3주가 넘어가니 어느 날 잘 놀다가 고추를 잡기 시작해요.

 혹시 쉬야 신호인가? 싶어서 앉히니 조르르르륵~ 쉬야가 나오데요.
 그 날 하루종일 고추를 잡는 모습을 포착하면 앉혀줬고, 앉으면 쉬야 100%.
 
 이제 아이를 윽박지르거나 폭풍질문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타이밍을 잡을 수 있게 된거죠.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였어요.

 
 # 왠일이야? 하루 종일 스스로 쉬야.

 기대치가 낮았던만큼 쉬야 신호가 생긴 것만해도 너무 기뻤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기네요.

 며칠전 이웃 누나들이 우리집에서 궈니와 함께 놀고 있을때였어요.
 누나들과 잘 놀던 궈니가 거실로 나오면서 "쉬, 쉬할 거 같애!"하면서
 급하게 변기를 찾습니다.

 저는 속으로 너무 놀라고 기뻤지만(이런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무심한 척 씻었던 변기통을 끼워주고 모르는척 했습니다.

 스스로 변기에 앉은 궈니 쉬야를 합니다.
 함께 놀던 누나 한 명이 "이제 여기에다 쉬하나봐요?"하고 제게 묻고,
 궈니도 아마 들었겠지요? ㅎㅎ

 우연인 줄 알았던 그 일이 그 날 저녁 한 번 더 있었고,
 누나들 앞에서 실수하기가 싫어서 그랬는지 아님 이제 쉬야느낌을 알게 된건지
 
 그 다음날 부터는 활동시간에 스스로 표현하고(쉬할 거 같아), 바지를 벗고,
 변기에 앉아서 쉬야 하기를 자연스럽게 하더군요.

 저는 그동안 아이가 팬티와 바지를 혼자 벗을 수 있는지도 몰랐어요 ㅠㅠ
 지금도 아이가 스스로 바지 벗고 변기 앉는거 보면 신기해요.
 자기가 다시 팬티, 바지 올려입고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뜨죠.  
 그 능청스러운 뒷모습을 보자면, "여태까지 날 속인거야?"하는 의심마저 든다는.

 
 # 끔찍한 일에서 ---> 즐거운 일로

 궈니에게 정말 싫고, 부담스러웠던 일이었던
 변기에 쉬야, 응가하기가 무엇때문인지 갑자기 자연스럽고
 즐거운 일로 변하게 된 거 같아요. 저도 적절하게 개입하는게 참 어려웠고
 어떻게 하는건지 아직 모르기때문에 이유는 분석하지 않으렵니다.

 다만 앞으로 퇴행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아야겠다 다짐해요.
 다짐대로 다 되는 건 아닌 줄 알지만요.

 스스로 하는 일이 즐겁다는 걸 아이가 조금 배웠다는 것만해도,
 그리고 아이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제가 알게 된것만 해도
 배변훈련을 시작한 보람은 충분히 있는 거 같아요.
* 디노재이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16 13:06) 

댓글목록

서윤맘님의 댓글

서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엄청 축하할 일인거 맞죠? 박수 왕창!! 짝짝짝!!!!!!!
대단해요! 궈니도, 궈니맘님도...
마지막에 같이 놀던 누나의 "소근대기" 효과는 아마 짱이었을 듯 싶어요+_+
앞으로 이 컨디션 그 대로 쭈욱~~이어나가길!!

전, 아이가 동생을 보면 퇴행한다고 해서, 서윤이 배변 가리는건 아예 느즈막히 하려고 느긋하게 맘 먹고 있어요....언제 하려나 ㅎ 

마카마카님의 댓글

마카마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드려요~~^^
누나의 소근대기가 대박이네요^^

저도 둘째가 태어나는 바람에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은 엄마가 게으르기도 한거구요,,,
이제 27개월에 접어들고 있고,,,둘째는 6개월이라 이유식도 시작해야하고,,,,아웅 고비가 첩첩이네용,,,,ㅎㅎ 

돼지엄마*님의 댓글

돼지엄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드려요...

육아의 대부분은 기다리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저는 기다리지 못하는 엄마인데, 궈니맘님은 잘 기다려주는 좋은 엄마세요.. ^^
궈니도 궈니맘도 정말 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