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식 | 15개월 먹거리 &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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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서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1-29 03:17 조회9,433회 댓글13건본문
재홍맘님이 굴 얘기 하셔서 요즘 저도 굴을 많이 이용했어요. 전 계란옷 입혀서 굴전을 해 주었는데 어차피 계란옷 까서 굴을 찢어서 먹이기 때문에 그냥 국에 넣는 방법을 주로 애용했어요. 국종류가 안좋다고 하죠? 소화효소를 희석시키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이 짜게 먹는 원인 중의 하나가 국이나 찌개 때문이기 때문에 되도록 국없는 식생활을 하라고 하더군요. 전 어른 음식도 간을 잘 안하기도 하고 기름기 없이 건더기를 익히는 방법이기도 해서 국을 끓여주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진밥을 해주더라도 아직도 목이 잘 메는 거 같아서요.
--굴국--
멸치, 다시마 육수 내서 건지고 무, 굴, 마늘(빼도 됨), 양파, 두부 등을 넣고 끓여요.
전 멸치, 다시마 육수를 진하게 내는 편이라 따로 간을 잘 안하는 편이에요. 씻어도 짠기가 조금은 베어져 나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간이 되거든요. 국간장이나 굵은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해도 좋구요.
무, 굴, 두부 등을 건져서 먹일 수 있어서 게으른 엄마인 제 입장에선 편한 음식이에요.
현서는 자극적인 음식을 특별히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이런식으로 해줘도 잘 먹는 편이에요.
--매생이굴국--
매생이가 얼마전 비타민에서 소개되어서 시장에서 동이 났다고 하네요. 시중에 파는 해조류에는 염산처리를 한다고도 하던데 매생이는 약한 염산에도 죽고 청정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무공해 식품이래요. 친정어머니가 끓여주신 거라서 정확한 레시피는 모르겠는데 아마 굴국이랑 비슷할 듯해요. 생긴 건 김국이나 파래국처럼 생겼어요. 미역국은 미역을 잘게 다져주어야 해서 귀찮았는데 이건 부드러워서 아기들 먹기에 좋겠더라구요.
이번에 한살림에서 저도 주문했는데 이용후기 보니까 전을 부쳐먹어도 맛있다고 나오더군요.
--감자스프--
얼마 전에 현서가 감기에 걸려서 젖만 먹고 밥을 한동안 거부했어요. 그러다 사빈님의 감자스프를 보고 오랜만에 색다른 음식을 해줘보자 하고 해주었는데 먹어보고 입맛이 되살아났는지 그 이후부터 밥을 먹기 시작하더라구요. 사빈님에게 감사해요.
사빈님 레시피를 약간 변형해서 이런식으로 만들었네요.
1. 감자, 양파, 고기를 버터대신 포도씨유에 볶았어요.
2. 밀가루, 계란은 안 넣고 그냥 우유만 넣었어요. 돌 전에 해주었을 때는 우유대신에 분유를 넣었구요.
3. 끝으로 버섯, 시금치, 브로콜리를 넣어 완성했습니다.
치즈를 넣을 경우엔 따로 간을 안하거나 소금 약간 추가 하시면 되요. 이것저것 안 넣어서 정통 감자스프는 아니지만 먹을만해요. 전 스프를 덮밥처럼 밥에 부어서 비벼 먹였는데 잘 먹더라구요.
--연근전--
연근은 피를 맑게 하는 음식이래요. 삶아서 음식을 만들고 싶었지만 부드럽지 않은 건 아직 잘 못먹더라구요. 그래서 좀 기름지지만 갈아서 전으로 부쳤어요. 우리밀통밀가루를 약간만 섞어서 좀 흐느적 거리긴 했는데 무척 잘 먹었어요.
오늘 저녁엔 소고기무국, 버섯전, 조기를 주었는데 잘 먹더군요. 버섯전은 버섯을 잘게 다져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만 버섯이랑 채소(브로콜리, 깻잎)들을 먹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다음주에는 홍합으로 국 끓이거나 게 쪄서 게살 발라주거나 콩나물, 버섯, 굴 넣고 굴밥을 하고 싶은데 게을러서 계획으로만 끝나거나 걍 게맛살(첨가물 때문에 좀 꺼려했음)을 이용할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전 아이가 밥을 안 먹으려고 할 땐 볶음밥을 해주기도 해요. 좀 기름져서 자주 먹이기는 그렇지만 아이에게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일종의 놀이로 볶음밥을 해주거든요. 현서는 식탐도 없는 편이고(뱃고래도 작고 먹을 거 엄마 입에 잘 줘요. 그리고 밥 없어도 젖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미식가도 아닌듯 싶어요. 예민 씩씩한 기질(예민은 잠에 많이 작용)이 강해서 그런가 먹는 것보다 노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전 맛보다는 흥미 유발에 신경을 많이 쓰거든요.
제가 하는 볶음밥은 큰 전골 냄비 같은 곳에 고기나 새우살을 양파랑 온갖 채소랑 볶아요. 기름을 적게 쓰고 싶은 분은 참기름으로 볶다가 물 조금 넣고 뚜껑 덮고 익히셔도 될 것 같아요. 재료만 익으면 불끄고 상에 내놓아요. 그리고 같이 상에 둘러 앉아 아이가 보는 앞에서 더운 밥을 넣고 비벼요. 전 재료를 많이 넣는 편이라 재료랑 밥의 비율이 거의 1:1이에요. 현서는 뜨겁다고 하면 만지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굳이 꼭 만지고 싶어하는 아이일 경우에는 위험할 것 같아요. 깨를 섞기도 하고 깨통을 아이 손에 주기도 하고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서 아이 앞에 접시에 놓아주다가 결국엔 냄비 채 놓고 숟가락으로 같이 먹어요. 함께 포크를 잡고 고기나 새우를 찝어서 먹는 재미도 있고, 엄마랑 같이 만들고, 한 그릇에서 같이 먹는 재미가 있는지 좋아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도 애 먹는 동안 볶음밥을 마구 퍼먹으면 애가 밥 안먹는 거 신경 덜쓰고 저도 배부르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시간도 잘가고 그러네요. 그래서 전 이런 식이 아니더라도 꼭 아이랑 함께 밥을 먹어요.
가끔 아이가 밥 안먹을 때 제가 하는 방법들 몇가지 적을게요. 그런데 이방법 저방법 써도 안 먹을 때는 안 먹더라구요.ㅜㅜ
1. 먼저 영양분 부족이 아닌가 살펴본다.
철분이 부족하거나 아연이 부족하면 식욕도 떨어지고 성장 장애도 온다고 해요. 현서는 9개월까지 이유식을 거의 먹지 않다가 검사 후 철분 약을 먹고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어요. 죽에서 무른밥으로 바뀐 것도 한 몫 한 것 같구요.
그 이후에도 극성 엄마인지 모발로 미네랄 검사까지 할려고 뤼님께 상담까지 했다죠-_-
2. 아플 때는 억지로 숟가락 안 들이밀고 그냥 아이가 원하는 대로(예:젖먹기) 해준다.
3. 환경을 바꾼다.
현서는 남의 집에서 잘 먹더군요. 그래서 잘 안 먹을 때는 친정집에 가서 하루종일 죽치고 세끼 먹이고 올 때도 있어요. 또래 친구집이 있다면 자주 놀러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4. 먹는 것보다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식사 시간을 놀이화 한다.
엄마가 가치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몇끼 굶어도 식사예절만은 꼭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거에요. 전 워낙 룰이 없는 엄마라(사실 애가 크면서 걱정이 많이 되긴해요. 베위에서 나왔던 거 같던데 아이한테 아부하는 엄마 스탈인가봐요.ㅜㅜ) 식사도 놀이로 만들어버렸거든요. 그래도 비싸게 주고 산 식탁의자는 놀고 있고, 없던 개미까지 생겨버렸지만 때 되면 밥달라고 상 두드리니까 다행이라고 생각되요.
일부러 상 위에 숟가락, 젓가락, 포크 몇 개씩 올려놓고 물컵이며 뚝배기며 여러 반찬이며 늘여 놓지요. 심할 때는 생선 구운 팬 채로 상 위에 놓을 때도 있어요.(어른들이 보시면 상놈 밥상이라고 하시겠지만...) 물론 물도 엎질러지고 여기저기 음식은 떨어지고 여기저기 손 집어넣을려고 해요. 씽크대에서 밀치며 음식 만드는 걸 방해하면 도마를 내려서 감자나 호박 써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 감자 수제비(요건 실패, 수제비 잘라주어도 잘 못먹더라구요. 감자랑 호박만 먹임)를 해줄 때는 같이 밀가루 반죽을 만들기도 해요. 그러나 이런 방법이 엄마의 스트레스를 더 가중시킨다면 안 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5. 너무 겁내지 말고 과감하게 어른 음식을 먹여본다.
사실 어른들도 맨날 집밥 먹으면 질리고 입맛도 없쟎아요. 어른 음식들을 간을 약하게 해서 큰냄비에서(요게 포인트) 덜어서 어른과 함께 먹어 보세요. 당면 넣고 불고기 전골 같은 거 해서 어른도 떠주고 아이도 앞접시에 떠줘서 먹이면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중요한 건 어른 음식이라도 애 보기 전에 아이 접시에 미리 담아서 주지 말고 보는 앞에서 덜어주고 자기 접시에 있는 음식보다 큰 냄비에 관심을 더 가지면 거기서 직접 주기도 하구요.
6. 매끼 메뉴를 계속 바꾼다.
이거 힘들죠... 새로운 반찬을 한 가지라도 추가하거나 좀 얍삽하지만 같은 음식을 모양을 바꿔서 내놓더라도 변화를 주는 걸 좋아하는 듯 싶어요.
7. 아이가 안 먹는 걸 엄마가 스트레스 받지 않아야 한다.
이건 다른 맘님들도 많이 말씀하셨죠.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전 아이랑 같이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숟가락 들고 아이 옆에서 기다리는 게 엄청 스트레스더라구요. 아이가 먹는 동안 전 제 밥 먹습니다. 아구아구 퍼먹으면서 행복해하기까지 합니다. 그 전까지는 밥 굶다가 애 쪽잠 잘 때 허겁지겁 불쌍하게 먹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가 먹는 거 양을 많이 해서 같이 먹어요. 애 반찬이 엄청 맛있는 거 있죠. 저 때문에 아이 반찬이 매끼 동납니다.
그래도 이방법 저방법 써도 젖먹는 아이는 밥도 잘 안먹고 잠에도 문제가 많은 듯 싶어요...
아 그리고 간장이요. 요즘 집간장(국간장)에 여러 가지 넣어서 맛있는 진간장이나 맛간장 만드는 레시피가 많던데, 바짓가랑이 붙들고 늘어지는 아이 데리고 만들기는 힘들쟎아요. 혹시 주변에 한살림 회원 있으면 부탁해서 한살림 맛간장 한번 써보세요. 우리콩으로 만든 진간장에 해조류 등 넣어서 만든건데 전혀 짜지 않고 맛있어요. 일식집에서 나오는 간장처럼요. 아이한테 간장 조림해줄 때 그 간장으로 해주면 짜지도 않고 좋을 거 같아요.
남편이 옆에서 논문쓰냐고... 그렇게 긴 글은 아무도 안 읽는다고 한마디 하고 자러 가네요. 흑흑 저도 자야겠어요. 글 길다고 너무 짜증내진 마세요.
댓글목록
re님의 댓글
re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다~~~~~~~~~~~~~~~~ 읽었슴다. 멋지시구랴!!!
예리맘님의 댓글
예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멋진 글이었어요~~~다~~~~~~~~~~~~~~~읽었지요..하하
음음..굴국이랑 연근전은 꼭 시도해봐야지..
형주맘님의 댓글
형주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으흐...정말 감사합니당..안그래도 먹일께 없어서 고민이었는뎅..굴국...넘 좋아용 당장 해봐야지....크헤헤
juliee님의 댓글
juliee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저도 글 잘 읽었어요. 경험이 아주 풍부한 글이네요. 근데요, 안 아플 때도 숟가락 들이대지 마세요~ ㅎㅎㅎ.
단이랑님의 댓글
단이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많이 배웠습니다.
김샤!!
재한맘님의 댓글
재한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주 좋은 글입니당......*^^* 속삭임에 이런글 길다고 투덜거릴 엄마 아무도 없을껄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윤재맘님의 댓글
윤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저도 끝까지 다 읽었어요 좋은글 감사..그래도..스트레스 안받긴 힘들어요....흑흑...
라라님의 댓글
라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녕 젖을 끊어야 한다는 말인가...... 젖을 끊으면 밥을 잘 먹게 될까요?....잠도 잘 자고...
한살림 맛간장 꼭 사야겠어요. 친정엄마가 한살림 회원이라서 ..
올려주신 레시피도 꼭 활용해야겠네요.
레나님의 댓글
레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다~ 읽었어요. 긴 글 좋기만한데요!!^^
진경맘님의 댓글
진경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데다가 감동적이기까지 한 글이어요. 얼마나 마음을 졸이면서 이것저것 시도하셨는지가 다 읽혀요. 저도 요즘 진경이가 장염 앓고 난 후 다시 밥을 안 먹기 시작해서 속끓이는 중이에요. 밥은 겨우 두숟갈 먹나? 반찬을 이것저것 집어먹고 마는 편이어서... 밥처럼 먹일 수 있는 반찬이 있나 고심중...
글고 저도 진경이가 밥 먹을때 밥상에 이것저것 두고 같이 먹는데... 다행히 예민한 아기들은 "뜨거워. 하지마!" 라거나 "그건 안돼!"라고 하면 안하는 편이어서 가능한 거 같아요.(옆에서 보기에 씩씩한 아기들은 힘든거 같아요)
주영맘님의 댓글
주영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논문이상입니다. 구우웃..!!
한살림 간장 한번 시도해봐야겟네요..
소현맘님의 댓글
소현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씩씩한 소현이는 밥상에 손대기는 기본 음식가지고 장난하기도 기본 또 한 스트레스 받는 저는 그걸 지켜볼 수 없고... 밥을 너무 안먹어 걱정입니다.
오현아빠님의 댓글
오현아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다시 읽어도 좋은 글입니다.